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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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영 임은정 폴리 3인전 '묻고 느끼고 쉬어가기'
2026. 10.15 - 2026. 10.28 ㅣ 11:00 - 19:00 (토요일 휴관) ㅣ GALLERY KAF ㅣ 02 - 6489 - 8608
김현영
작업실 문을 열면, 밤새 갇혀 있던 물감 냄새가 날고 싶은 듯 나를 향해 날아온다.
거리에서 걸음을 옮길 때, 내 삶의 어떤 순간이 버겁게 느껴질 때, 혹은 누군가의 마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을 때, 나는 여전히 속삭인다.
“한 조각 작은 무엇이라도 허락해 주시기를.”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작업실로 가는 길가, 저마다의 질서를 지닌 채 피어난 들꽃들과 종종거리는 새들은 결코 아무렇게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손길 속에서도 그저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 당신이, 그리고 내가 여전히 Still shining 하기를. 그저 존재함으로써 빛나는 한 사람으로 남기를.
나의 그림이 그 빛을 붙잡을 수 있는 작고도 소중한 한 조각이면 충분하다.
임은정
< 물빛 >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는 일은 같은 풍경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간을 마주하는 경험이다.
물 위에 비친 빛은 순간마다 색을 달리하며 흩어지고 모이고, 일정한 흐름 속에서도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물빛〉은 이러한 수면의 움직임과 빛의 변화를 관찰하며 시작되었다.
나는 물결이 만들어내는 규칙적인 흐름과 그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색의 층위를 선과 면의 반복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선들은 물의 흐름이자 시간의 흔적이며, 그 사이를 채우는 색들은 빛이 머물고 사라지는 순간들을 담고 있다.
작품 속 점들은 수면 위에서 반짝이는 빛의 파편들이다. 광택의 성질이 있는 물감을 입체적으로 떨어뜨려, 조명 아래에 빛이 나고 비조명일 때는 은은히 도드라져 보이도록 했다.
그것들은 고정된 형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움직임을 암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물결의 리듬과 빛의 떨림을 경험하도록 이끈다. 나는 자연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물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감각과 기억을 화면 위에 옮기고자 했다.
〈물빛〉은 물과 빛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질서와 그 안에 존재하는 고요함을 이야기한다.
〈물빛〉은 빛과 물이 교차하는 순간의 감각을 기록한 작업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움직임 속에서 반복과 질서, 그리고 그 이면에 흐르는 고요한 시간을 탐구한다.
폴리
‘반복과 순환을 통한 명상적 사유’
나의 작업들은 2mm 정도 크기의 작은 동그라미들과 그 안에 점을 찍는 반
복적인 행위들을 통해 화면을 채워 나가는 드로잉이다. 처음에는 무심한 시
간을 때우기 위해 시작했던 낙서 같은 드로잉들이었는데, 이 드로잉들을 차
분하고 진지하게 대하면서부터는 이것이 단순한 낙서나 반복이 아닌 그 이
상의 무엇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게 되었다. 한 작품에 적게는 몇 만 개에서
많게는 몇 십 만개에 이르는 동그라미와 점들을 반복하면서 나는 이들 드로
잉이 지닌 단순성과 반복성, 그리고 순환성을 통해 어떤 특별한 감정에 다다
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은 나에게 명상적 사유로 다가왔다.
때로는 풍경 이미지들로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기하학적 형태들이 있는
나선형의 구조로 표현되기도 하는 이 드로잉들은 집적이라는 물리적이고 공
간적인 개념 속에다가 반복이라는 정신적이고 시간적 개념을 담는 작업이라
고도 할 수 있다. 확장에 대한 공간적 개념의 토대는 바로 시간이기 때문이
다. 커다랗게는 우주의 기원에 대한 관심과 확장에 대한 물리적 접근으로서,
그리고 작게는 생명의 탄생과 소멸에 대한 철학적 접근으로서 작품 속에
시간성을 담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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