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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최경자 최윤희 최경락 '화이부동'전

2023. 9.22 - 2023. 10.04  ㅣ  11:00 - 19:00 (연중무휴)  ㅣ  ArtVerseKAF  ㅣ  02 - 6489 - 8608

최경자 - '가시나'

어릴 적 어머니가 불러대던 이름 아닌 이름 ‘가시나’

지금은 그리움만 남은 이름이다.

경상도 토박이였던 어머니는 평생 부지런하게 사셨고,

그 많은 집안일을 하시기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여,

큰 딸아이였던 나를 그리 부르시곤 하셨다.

 

‘가시나’는 신라시대부터 쓰였던 순수한 우리말로, ‘가시’는 꽃을, ‘나’는 무리를 뜻한다. 어여쁜 처녀들을 뽑아 각종 기예를 익히게 하던 조직으로, ‘꽃의 무리’라는 의미가 있다. 신라 ‘화랑’의 전신이었다고 전해지며, 지금은 주로 경상도 지역의 방언으로 남아 있다.

 

화면에서 인물의 왜곡된 표현과 인물을 감싸고 있는 실타래에서 뽑아 나오는 실처럼 질질 끄는가는 선은 사랑을 갈구하거나, 그리움의 표현 방법이다. 이러한 작업 방법은 의상 디자이너였던 내게는 회화를 넘어선 패션 스타일화의 새로운 시도이다.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간략한 선과 장식적이고 한국적인 문양, 그리고 섬유 조각들을 연상하는 색채들은 디자인의 원리와 패션 스타일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보편적으로 글로벌 시대 문화의 융합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신선하고, 세련되게 보인다. 이것은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우러져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어머니의 그리움에서 시작된 나의 작업 또한 서로 다른 문화가 아우러진 기분 좋은 에너지를 기반으로, 여성의 ‘미’를 긍정하고 이를 재해석하려는 작품이다. 간략한 선과 장식적이고 한국적인 문양, 그리고 섬유 조각들을 연상하는 색채들이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정서가 깃든 옛것들 - 한복, 베갯잇 문양, 민화, 분청사기, 은장도 등이 인물과 서로 조화를 이루고 새롭게 해석되어, 우리화 시키는 힘이 되길 바란다.

최윤희 - '나 자신을 찾아 빛나는 프리즘, 색동으로 피어나다!'

프리즘은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담긴 성장 이야기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건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은 꽤 많지 않다.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과정이다. 외부의 영향, 자기비난, 타인과의 비교, 자아인식의 불안정함, 또는 오만 그리고 변화의 과정이 이를 어렵게 만든다.

 

나르시시즘과 자기혐오는 극단적인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지만, 올바르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학습해나가는 여정은 비단 나만의 일임은 아닐 것이다. 나를 향한 아슬아슬한 이 줄타기를 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나를 올바르게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들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과거에는 제대로 하는 것만을 사랑했을 뿐, 실패하거나 실수할 때, 내가 나 자신을 응원하지 못하고 오히려 미워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 감정들은 불안과 두려움, 분노와 함께 찾아왔다. 이로 인해 자신을 혐오하는 순간도 있었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자주 떠올랐다. 질문을 통해 내 안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끄집어내었고, 부정과 긍정적인 여러 빛깔의 스펙트럼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 에너지들은 다양한 나무의 형태로 시각화되었고, 한국의 고유한 정서와 함께 어우러져 색동에 담겼다. 부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는 순환하는 에너지와 함께 사랑의 색동 나무로 빛을 발하게 되었다.

'색동 나무 시리즈'는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그대로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한 성장과 사랑의 과정을 표현하고자한다.

최경락 - '징검다리#2023'

이번 작품은 갯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유년 시절 바닷가 근처가 고향이라는 특수한 여건이 주는 재료이기도 하지만, 고향으로 작업실을 옮긴 이후 시작된 작업이다. 방향을 설정해 나아가기보다는 소요유(逍遙遊)의 정신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갯벌은 바다의 힘으로 만들어진 생명의 근원이며, 에너지가 생성되는 곳이다. 또한 새로운 생명을 태동시켜 인류를 이롭게 한다. 특히 갯벌의 blue carbon의 생성은 자연을 잘 보존하여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갯벌의 갇혀있는 마취제 같은 안정되고 결집 된 회색빛은 신문의 측면이 가지고 있는 먹빛과도 흡사하다. 조용한 가운데 사라져가는 무한의 색, 수동적이고 조용한 중립적인 색채, 응집의 결과물이면서 새로운 과거와 현재를 매개해 주는 색채 위에 일상의 오브제들을 활용하였다. 이것은 인생의 고통이나 아픔을 색으로 본다는 것과 함께, 먹으로 죽필로, 마대로, 전자회로로, 신문으로 표현되었던 이전작업이 징검다리가 되어 현대인의 내면 갈등과 상실감을 밀도 있게 표현하는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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