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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020

나는 어릴 때부터 날마다 열리는 세상, 그 삶의 시간과 공간을 감사해했다.

종이상자는 오랜 시간 나의 심상으로 대신 할 수 있는 이미지를 담고 채워지는 지지체였다. 크고 작은 들쑥날쑥한 포장상자들은 커다란 축복이다. 이 포장상자들은 하루하루 열리는 나의 삶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표현을 담는 하나의 장이며 선물상자로 대체된다. 수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거나 사연이 담겨있을 버려지는 포장상자들을 재활용해, 그 위에 나의 이야기 조형무대로 등장하게 한다는 것은 많은 흥미로움과 조형적 상상의 여행도 하게 된다.

즉, 작품의 조형표현은 이미 사용하고 버려지는 종이상자를 채용하면서 시작되며, 이 종이상자 하나하나는 자아의 현실과 구조적 요소- 현재와 삶, 그리고 꿈을 드러내기 위하여 이용한다. 크고 작은 이 종이상자들은 하나의 흥미로운 공간이며 삶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무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존재 가치를 상실하고 폐기되어야 할 운명에 있는 종이 포장상자에 물감을 도포 하거나 또 다른 재료의 표현기법, 혹은 오브제의 도용으로 다양한 이야기 무대로 재생시킴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간다.

그동안 종이상자에 표현되었던 작업들은 하나하나가 각각 독립된 작품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몇 개 혹은 다수의 소품들이 결합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형성하는 인자로 존재 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로 작품의 이합집산이 가능하며 작품의 변형이 자유롭다.

항상 그려지거나 혹은 만들어진 내 모든 작업들은 모티브를 통한 변신이야기 속에 잃어버린 꿈과 삶속의 사랑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렇듯 다양한 자아의 상상으로 인해 오늘날 본인의 회화 이미지가 재현의 의미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마음에 내재되어 부상하는 형상들을 변형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 내고 있다.

2019-2020 그룹전

김형길

Hyeong-Gil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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