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이지숙 박수용 한종규 3인전 '뜨거운 여름, 흙으로 빚다'
2024. 08.23 - 2024. 09.04 ㅣ 11:00 - 19:00 (토요일 휴관) ㅣ GALLERY KAF ㅣ 02 - 6489 - 8608
도예가 박수용, 이지숙, 한종규 작가는
흙과 불로 이루어내는 다양한 도예의 세계를 카프 여름 공간에 펼친다.
박수용
‘나는 삶의 아름다움을, 치열함을 노래하며 그 행위의 끝이 찬란함에 닿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
마침내 다다른 곳은 공허한 섬.
담으려고 하나 담을 수도, 담겨지지도 않는 공허한 그릇이다.’
신작, 오름-LIFE 시리즈를 통해 작품의 구성요소인 큐빅을 인간의 삶에 있는 하나의 과정으로 빗대어 표현한다.
신작 시리즈 형(FORM, 形)은 삶의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형 시리즈는 동일한 몰드(틀)에서 제작된다. 도예기법에서 몰드를 이용하는 성형은 동일한 형태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그 점을 기대하며 사용하는 기법이다. 그러나 박수용이 만들어낸 도예작품은 몰드에서 흙이 분리되는 순간 각각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한다. 탄생은 하나의 동일한 몰드지만 결과는 다른 형태라니! 오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형 시리즈도 삶의 과정마다 다양하게 펼쳐지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하얀 순백을 인간 삶의 시작점으로 표현한 부분도 작가의 인간의 삶에 대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지숙
이지숙 작가는 도예 전공자로서 학부 시절부터 다루어온 익숙한 재료인 흙을 작업의 기본으로 하여 그 위에 섬세한 세필로 채색을 가미함으로써 도예와 회화가 한 화면에 펼쳐지는 독특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점토로 성형하여 건조과정을 거쳐 가마에서 1000도로 구운 테라코타 조각을 이어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아크릴 채색으로 색을 더한다.
그는 여러 작품에서 일관되게 ‘부귀영화’에 대한 현대적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달콤한 롤리팝 시리즈다.
단단하고 정교하게 만든 사탕의 형태에 알록달록한 색감은 보는 이들을 톡톡 튀는 상큼함으로 이끈다.
한종규
나의 도벽 작업은 삼국시대 ‘꽃담’이라는 벽장식에 닿아있다.
현대의 주거환경에 맞춰 과거의 꽃담을 재해석한 벽장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신작 variation 시리즈는 단순한 삼각형과 사각형 형태의 입체 조각을 이어붙여 만드는 작품이다. 입체 조각의 높이의 변주로 여러 각도에서 그림자가 생겨 리듬감을 줌으로 회화적인 느낌을 더한다.
칠교 같기도 종이접기 같기도 한 조각들의 변주는 얽히고 설킨 우리 인간관계와도 닮았다.
제약이 많은 도예의 색상은 회화작업에서 사용되는 색상의 다양함도 적을 뿐 아니라 가마 속에서 소성되는 가운데 변화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이 역시 우리들의 삶과도 닮았다.
어릴 적 프라모델을 조립하고 레고블록 몇 가지 유닛을 조합하여 다양한 형태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유닛 조합을 할 때 나름의 규칙이 있었고 그 규칙을 유지할 때 그림자 표현이나 입체감이 더 살아난다고 생각하며 작업하기에 그 규칙을 지키는 편이다.
variation이라는 작은 변화를 통해서 작가가 아닌 인간으로서 내 모습도 변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업 속에서 많은 변화는 아니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