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이영화 장미연 장순향 3인전 '피어나다:다시 봄'
2024. 05.03 - 2024. 05.15 ㅣ 11:00 - 19:00 (연중무휴) ㅣ GALLERY KAF ㅣ 02 - 6489 - 8608
이영화 작가 작가노트
"인생에서 도자를 만나기 전에는 존재의 이유와 삶의 가치에 대해서 끈임없이 고민했던 거 같아요.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의미 있는 삶은 어떤 것이며 그 삶의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나?"
그 질문들에 어떻게든 답을 찾고자 치열하게, 목표지향적으로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향해 그냥 달리기만 했던 거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도자가 탄생하는 걸 보고 그냥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싶었어요.
그 과정이 꼭 우리의 삶과 같았기 때문이예요. 1200℃ 이상의 가마에 던져진 흙은 불과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부둥켜 않고 섞이고 서로의 살을 내어 주면서 새로운 피조물로 태어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처음부터 계획할수도, 선택할 수도 없는 피투된 세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치열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한 곳이죠..마치 도자기 가마처럼요. 그 속에서 견뎌내며 성실히 자신의 모습을 완성해 가는 도자 오브제들은 우리 개개인이며 또한 지루하게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삶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Albert Camus 가 시지프신화에서 말했듯이 삶이란 본래 의미가 없는 것이고 그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바로 그 의미라는 것..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살며 저항하며 나아간다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것을 저는 작품을 하면서 느낍니다.
새로운 피조물로 태어난 도자 오브제들의 연결은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연대이며 그 연결은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게 될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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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연 작가 작가노트
* 어떤순간
우리는 순간과 찰나를 목격한다.
과거의 순간들이 모여 현재가 되고
현재의 순간들이 모여 미래가 될 것이다.
그 순간을 자연의 경이로움에서 찾으려고
부단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시간이 녹아낸 삶의 순간들을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꿈과 희망을
내재된 감성으로
수없이 반복된 길 위의 걸음을 표현 하고자 한다.
누군가는 꽃피는 길에서 최고의 순간을 만날 것이고,
또 누군가는 힘든 오르막을 오르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이 그렇듯,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인 듯 하나,
그 순간이 지나면
화려한 꽃길을 만나기도 한다.
작업하는 순간도 그렇다.
영감이 떠올라서 붓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잘 진행 되다 가도,
어떨때는 한 획도 칠하지 못할 때도 있듯이...
우리는 지금 어떤 길에서
어떤 순간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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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향 작가 작가노트
사과나무는 어린 시절 나에게 이상향었다.
사과나무가 자랄때까지 소출이 없이도 버틸수있었던 부농의
상징이자, 세상의 풍성함으로 치환될 수 있는 존재였다.
그 사과나무 아래에서 가난한 단발머리 아이가 바라보던 세상은
어느새 캔버스에 닿아있다.
단발머리 아이가 오도카니 앉아 바라보는 세상은 평온했다
서로 자기 주장을 하지 않은 온순한 것들의 조합이였다.
드러나게 자랑하는 형상은 없지만 대게는 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존재들이였다.
세상에 대한 시선은 내 그림에서 색감으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된다.
은은하면서도 완만한 존재들은 캔버스에서 따뜻하게 어우러진다.
사과나무는 내게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이다.
꿈꾸고,
그리고,
바라는 세상을 향해 오늘도 한걸음 움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