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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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자 구채연 2인전 '룰루라라'
2025. 9. 26 - 2025. 10. 15 ㅣ 11:00 - 19:00 (토요일 휴관) ㅣ GALLERY KAF ㅣ 02 - 6489 - 8608
- 최경자 작가노트
‘가시나’는 꽃의 무리라는 의미가 있으며, ‘가시나_라라’ 시리즈에서 ‘라라’는 흥겹고 즐거운 삶을 살라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화면을 구성하는 간략한 선과 장식적이고 한국적인 문양, 그리고 섬유 조각들을 연상하는 색채들은 디자인의 원리와 패션스타일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화면에서 인물의 왜곡된 표현과 인물을 감싸고 있는 실타래에서 뽑아 나오는 실처럼 질질 끄는가는 선은 사랑을 갈구하거나, 그리움의 표현 방법이다. 이러한 작업 방법은 의상 디자이너였던 내게는 회화를 넘어서 패션스타일화의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작품에서 한복 입은 인물의 의상은 마치 섬유 조각을 연상하게 한다. 섬유와의 밀착된 관계를 볼 수 있는데, 그 표현 방법은 베갯잇 문양이나 민화 등을 자수 기법으로 공을 들여 표현했다. 대상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일종의 치성을 드리는 행위이며, 복을 비는 마음과 정성이다. 이러한 작업은 아카데믹한 전통 회화 기법과 소재를 고수하면서도 고전 성을 현실감 있고 유연하게 접근한 표현 방법이다.
보편적으로 문화의 융합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신선하고, 세련되게 보인다. 어머니의 그림움에서 시작된 나의 작업 또한 장식적이고 한국적인 문양, 그리고 섬유 조각들을 연상하는 색채들과 한국 고유의 정서가 깃든 옛것들 - 한복, 꽃신, 분청사기, 화각장, 은장도, 베갯잇 문양, 민화, 등의 현대적인 인물과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새롭게 해석되는 작품이다.
- 구채연 작가노트
더위를 잔뜩 두르고 다니던 뜨거운 여름이 지나, 올해도 어김없이 선선한 가을의 문턱에 도달했습니다. 계절의 흐름조차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저는 매일의 작은 순간들을 기억하고 기록합니다. 나의 일상일 때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의 일상일 때도 있습니다. 그 소소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찰나를 붙잡는 이유는, 감사함으로 기록하는 그 행위 속에서 스스로를 회복하기 때문입니다.
기록하다 보면 나와 세상, 그리고 사람들과의 거리를 천천히 되짚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결을 알아가는 시간이 주는 울림이 참 좋습니다.
요즘은 고양이와 식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흥미롭게도 두 존재의 공통점은 내가 들이는 시간만큼 반응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그들만의 몸짓으로 말이지요.
식물을 키우며 관계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합니다.
잎의 정면을 내가 보고 싶은 방향이 아니라 해가 바라보는 쪽으로 두었을 때, 식물의 뒷모습만 보게 되더라도 놀라운 변화를 경험합니다. 화분을 단순히 돌려주었을 뿐인데, 잎들은 뒤틀림 없이 해바라기처럼 고운 수형을 만들어갑니다. 그 뒷모습마저도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지요.
이 작은 배려는 마치 “나를 생각해줘서 고마워”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식물의 화답을 보며, 아이들과 사람들,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 안에서도 누군가의 뒷모습에서 감동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렇게 마음의 소리에 화답하는 순간, 우리의 거리는 조금씩 좁혀질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 또한 모서리를 거칠지 않게 다듬어 가며, ‘내가 좋아하는 나’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나아가 ‘내가 좋아하는 나’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다정한 시선으로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