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황문성 초대전 '섬, 색, 돌 그리고 때론 침묵'
2023. 10.6 - 2023. 10.18 ㅣ 11:00 - 19:00 (연중무휴) ㅣ ArtVerseKAF ㅣ 02 - 6489 - 8608
작가수첩1 (그림에 관해서)
자연에는 색과 소리가 있다.
이 색과 소리는 파동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져온다.
이 파동에서 이미지와 리듬이 생겨난다.
조형이란 인간이 새로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발견되어지고 채집된다고 생각된다.
나는 우연히 만나진 자연의 이미지를 관찰하고
그 이미지에 나의 감성을 덧입힐 때 ,
어떤 리듬이 생기고 미적인 변주가 일어나는지가 관심이다.
내가 화면에 색을 입히고 그려가는 과정은
내가 만들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내적, 외적인 어떤 에너지가 내 작품의 질서와 방향을 이끌고 간다고 느낀다.
작가수첩2 (사진에 관해서)
자연은 침묵한다.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는 건 인간이 소리를 멈춘 뒤에 오는 절대의 순간이다.
그 순간의 소리를 듣기 위해 길을 나선다.
멈추지않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언뜻 보이는 찰라!
기다린다고 보이는 것이 아니어서 늘 조바심을 가지고 나섰다.
아니 오히려 내가 낚으려는 교만이 있었다.
그런데 그 교만은 촬영하는 현장에서 늘 깨어졌다.
그것은 내가 다가선다고 보여지는 게 아니라 자연의 시혜였다.
늘 길을 나서면서 무엇을 찍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서면 빈 어망을 들고오는 어부 같았다.
그렇다. 비워가야 자연이 은혜를 베풀고 우연히 만난다는 걸 늘 깨닫는다.
인간은 온전치 않다.
그래서 자연이 치유의 은혜를 베푼다.
작가수첩3 (디지털 작업)
달걀 속에 디지털 부품을 집어넣어
이 시대가 디지털 文明이라는 메타포로 사용했으며,
달걀이라는 生命과 非生命으로 돌을 대비했다.
우주의 장구한 시간 속에, 디지털이라는 것이 갖는
탐욕적인 지구의 文明이 어떻게 스러져가고 파편해가는지를-
공동체를 해체하고 자연을 무너뜨리는지
표현을 위해서 돌을 만들었고
이 인공적인 돌은 퇴적되었다는 느낌을 주려 했으며
달걀은 이끼가 끼인 것처럼 보여 시간을 상징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