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컴백전-김경미, 안종임, 조원영
2023. 4.7 - 2023. 4.19 ㅣ 11:00 - 19:00 (연중무휴) ㅣ ArtVerseKAF ㅣ 02 - 6489 - 8608
_김경미 작가
해불양수(海不讓水)는 바다로 흘러드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다 받아준다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을(모든 자식을)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곧 바다입니다. 바다의 염분이나 미네랄 영양 물질이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와 비율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바다를 나는 생명의 기원인 물, 즉 어머니의 양수에 주목합니다. 잉태된 생명을 가장 안전하고 귀하게 길러 내기위한 헌신이 어머니의 본성, 즉 모성성입니다. 바다 생물에게 위협을 가하는 해양오염, 이상 기후로 녹아내리는 빙하와 각종 농작물의 피해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어 지구를 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멈출 방법을 모성성의 회복에서 찾고자 합니다. 모성성의 회복을 일깨우고자 <어머니의 바다> 시리즈로 2019년부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_안종임 작가
고래古來로, 서구에서는 ‘예술은 자연모방’이었지만, 동아시아에서는 한漢이래, 인간은 자연, 즉 천天·지地·인人의 한 부분이므로, 자연의 성性을 갖고 있는 인간이 자연에서 미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나의 그림은, 서양미술처럼, 단순한 ‘자연 모방’이 아니라, 나에게 분유分有된 자연에 의해 재창조된 자연이요 나의 자연이다. 어떤 순간, ‘나의 시각이 상상력에 의해 인체로 보이는 산수에 대한 상상력의 유희가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에 의해 피폐해져가는 지구에 대한 충격은 나로 하여금 아름다운 색점에 의한 풍경들로 전환하게 하였다. 멀리서 보면, 그 형태들이 사람의 얼굴이나 누워있는 여인, 어떤 아름다운 인체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는 자연을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다시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피폐해진 자연은 극사실적인 기법을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각에 따라 중첩된 색점으로, 내가 지금 집중하는 것, 원하는 것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숲, 강, 산, 길 등이 나무나 풀의 록색과 땅의 황색이라는 단순한 색채의 풍경 요소들로 전환된 결과, 각각의 상징성을 내포한 새로운 자연이 탄생된다.
_조원영 작가
본인은 자연의 대명사인 나무를 통해 ‘생명의 시원’을 나타내고자 했다. 생명은 나무와 함께 시작했다고 보며, 그래서 나의 작품에는 나무가 빠지는 법이 없다. 작거나 크거나 반드시 나무가 들어간다.
그러나 이 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니다. 어떤 상징을 가진 나무로 인식된다. 흔히 지구촌이 맞이한 재앙 중 하나로 환경파괴를 손꼽는다. 맞는 말이다. 생태계를 파괴하면 결국 재앙은 인간에게 돌아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자연을 훼손할수록 그만큼 종말의 시간을 재촉하게 될 뿐이다. 본인은 비록 추상작품을 하지만 인류가 직면한 생태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다. 나무를 넣는 데는 이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나무 자체도 어떤 때는 선적 요소로 사용하는 등 조형적인 요인으로 참여한다. 보잘 것 없는 물체일지라도 작품 안에서 어엿한 존재로서 한몫을 차지한다. 그러한 사물들은 이름 없는 존재가 이름을 부여받게 되었을 때처럼, 존재의 전환을 이끌어 낸다. 그런 맥락에서 본인은 보잘것없는 존재에 희망을 붓는 사람이다.
미술가는 시들고 꺼져가는 것들에 관한 의미를 되살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세상’에 관한 비전을 건네주려고 한다는 것이다.